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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생각

[다큐]바이러스를 보고


KBS에서 특집으로 방영한 다큐멘터리 ‘바이러스’를 동영상으로 보았다. ‘바이러스’는 총 3부작으로 되어 있었다. 1편 ‘87년만의 부활’, 2편 ‘공격할수록 강해진다’, 3편 ‘백신, 희망의 조건’ 으로 되어있었다.

1편은 전 세계로 확산되는 조류인플루엔자를 통해 H5N1바이러스의 간단한 특징을 알 수 있었고, 바이러스가 무려 5000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의 인류를 희생시킨 죽음으로 몰고 갔던 스페인독감의 예를 통해 위험성을 알 수 있었다. 또한 H5N1이 인간 대 인간으로 전염이 가능케 된다면, 세계인구의 1억 명 이상이 사망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편에서는 주변에서 흔히 존재한다는 황색포도상구균의 예를 들어 바이러스가 점차 강한 내성을 갖추는 것에 대해 심각성을 알려주었다.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이 항생제로 99.99%의 바이러스들을 박멸시키더라도 소수의 0.01%의 내성을 갖춘 바이러스들은 살아남아서 결국 더 강해져 번식한다는 것이다.

3편에서는 1, 2편에서 이미 다루었던 즉, 전 세계로 순식간에 퍼질 만큼 전염성이 강하고, 역사가 증명하는 어마어마한 수의 인류를 희생 시킬 만큼의 핵폭탄에 버금 혹은 그 이상 가는 위험성을 갖춘 바이러스들에 대한 인간의 대치방법의 실패(2편에서 다룸)에 대한 최후의 수단으로써 백신의 중요성에 대한 것에 대하여 말하였다. 이 분야의 선진국인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의 예를 통해 국가에서 백신개발에 어떻게 투자하는지에 대하여 알려주었고, 우리나라가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아래에서는 백신개발의 중요성에 대하여 말해보려고 한다.

동영상 중에서도 나왔지만, 1980년대 몇몇 ‘한타 바이러스’ 백신 등을 비롯하여 여러 백신을 개발하여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1990년대 이후 백신산업이 크게 후퇴하였으며 현재 백신 자급률이 10% 안팎에 머물고 있어 언제든 심각한 백신 부족 사태를 맞을 수 있다고 한다. 2부에서 보여준 대로 항생제는 세균이 내성을 갖추는 일종의 진화를 하기 때문에 더 이상은 무리가 있다. 더 강한 항생제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 항생제를 살아남는 세균은 있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는 내성을 갖추게 되어 기존의 항생제를 쓸모없게 만든다. 그러나 백신은 인체 스스로가 면역이 생기도록 하기 때문에 우리 몸이 스스로 항체를 만드는 것이므로 내성과는 무관하므로 앞으로 이와 관련된 기술은 국가적으로도 큰 사업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현재 한국이 개발하는 백신은 B형 간염 백신과 일본뇌염 백신 두 가지 뿐 이라고 한다. 인플루엔자 백신과 소아마비 백신도 생산하기는 하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국산 백신은 아니라고 한다. 원료를 수입해 와서 증류수나 약품을 섞어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 SARS라든가 H5N1 바이러스로 인한 조류 독감 등 전 세계적으로 퍼지는 전염성을 갖춘 질환 등을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백신개발 혹은 생산의 필요성은 서둘러야할 것 같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 어느 특정 전염성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 일 것 같다. 동영상 3부 마지막부분에서도 약간 언급하였지만, 전염병이 크게 유행해 수요가 늘어나면 주요 생산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이나 유럽 몇몇 나라만이 자국민에게 우선 접종한 다음에야 다른 나라에 공급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산업무기와 같은 것이다.

물론 백신 개발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유전공학 같은 일부 생명과학분야는 우리나라가 어느 정도 발달해 있다고 알고 있다. 물론, 백신 기술 역시 영향을 받아 진일보했겠지만, 동영상뿐만이 아니라 인터넷이나 관련 뉴스를 본 바로는 우리나라 백신 회사들의 돈과 기술력으로는 세계적인 수준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이러한 기술력과 자금력으로 백신 개발은 모험이 많이 따르는 사업임에는 틀림없다. 개발 기간이 거의 10년가량 걸릴 수도 있는데다가, 전염병이 유행하기 전에는 소비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바이러스의 변이가 심하기 때문에 백신을 개발하기에 상당히 어렵다.

그러나 이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의 백신 개발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필시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준 미국, 일본 등 일부 나라들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자국 혹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타국의 백신개발에 여러 견제가 있다고 한다. 관련 자료를 찾아본 바로는 과거 우리나라가 B형 간염 백신을 개발했을 때, 외국의 메이저 백신회사는 가격 덤핑이라는 공격을 감행했다. 그런 역경 등을 딛고, B형 간염 백신은 현재 한 해에 6백억∼7백억 원어치가 수출될 정도로 고가치 산업이다. 현재로는 미국·유럽의 3~4개의 회사가 백신산업의 85%를 장악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 제약사들은 현시점에서 정보·기술·자금에서 상대가 안 된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영영 백신 개발이 불가능한가? 몇 가지 방법은 있을 것 같다. 하나는 외국계 백신 회사의 공장을 유치해 국내에서 생산토록 하여 비축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거대한 자금력을 운용할 수 있는 정부 차원에서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인 대처를 위해서는 후자가 더 탁월한 선택일 것 같다.

물론, 정부에서도 이 필요성을 인지하고, 2006년 말에 독감백신공장을 세워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체코, 호주, 일본 등 11개국에 이어 12번째로 독감백신 자체생산국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백신에 대해서 알아보던 중 UN산하 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가 한국에 있다는 것이다. (1부에서 자주 설명하신 분이 IVI 사무총장이라고 한다.) 또 이 국제백신연구소를 한국과 UN뿐만이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기업들이 지원한다는 사실을 통해 우리나라도 충분히 백신을 개발할 인프라 및 지원은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중임을 알 수 있었다. 최근 수년간 뉴스에서도 눈과 귀로 거의 매일매일 확인하듯이, 현재 지구상에는 위험한 유행성 질병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그 피해는 조류 독감과 사스 여파에서 보듯이, 우리의 생활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충청도의 한 양계 농가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조류 독감은 다행히 인명에 피해를 끼치지 않고 사라졌지만, 앞으로 또 이러한 일이 없을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백신은 단순한 약이 아니다. 작게 보면 수익성 큰 미래지향형 산업이고, 더 크게 보면 한 국가의 전 국민의 건강과 복지, 그리고 국가를 지키는 또 다른 무기다.